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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수록 아름다워지는 생지데님에 관하여 - 뜻, 제품 추천

Editor_H 2024. 2. 4. 19:54

생지데님은 영어로 Raw denim이라고 한다. 즉, 제작 후 원단을 가공하지 않고  바로 출시되는 청바지다. 흔히 생지데님을 그냥 진 청색의 청바지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생지 데님은 가공하지 않은 원단이기에, 내가 활동하는 방식과 입는 횟수에 따라 청바지가 페이드 될 수 있는 원단의 청바지다. 내가 생지데님을 사랑하는 이유다.

 

1. 생지데님(Raw denim)의 정의

 

흔히 셀비지 데님이 생지데님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셀비지 데님은 구식 방직기로 만들어진 원단이며, 생지데님은 머신과 무관하다. 생지데님 원단은 그냥 가공하지 않은 데님 원단이다. 그래서 셀비지와 생지데님은 다른 개념이다. 페이딩 되는 것과 셀비지와는 상관이 없는 개념이다. 생지데님은 보통 굉장히 뻣뻣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청바지는 생지데님이 아니라 한번 헹궈서 가공한 린스드(rinsed) 형태로 출시된다. 물론 린스드 제품도 진청이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페이딩이 일어나고 결국 멋지게 변할 수도 있다. 

 

린스드 제품도 페이딩을 즐길 수 있고, 시중에 웨어하우스 같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페이딩을 연출해서 출시되는 제품도 꽤 있지만, 실제 활동하면서 생긴 페이딩은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다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나 같은 빈티지 러버는 무조건 생지데님을 선호한다. 생지데님의 페이딩 속도가 훨씬 빠르고 페이딩도 더욱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와 같이 데님이 페이딩 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생지 데님 몇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2) 제품 소개

1) 리바이스 501 생지 데님(501 Original Shrink-to-Fit Jeans)

리바이스 501 생지 데님



생지데님의 원조 격은 역시 리바이스 501이다 .물론 웨어하우스나 LVC, 풀카운트 등 프리미엄 급 생지데님들이 즐비하지만, 굳이 큰돈 쓰기 싫으면 리바이스 501 생지데님으로 가면 된다. 새 청바지를 입고 욕조로 들어가서 너의 몸에 맞게 수축시켜라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이 리바이스 501에서 시작됐다.

 

물론 다음에 소개할 리바이스의 프리미엄 아카이브 브랜드인  LVC(Levi's Vintage Clothing) 55501이 최고지만, 이 오리지널 501 생지데님도 충분히 오랫동안 즐기면서 입을 수 있는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사진과 같이 핏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약 7만 원 대인 가격이 정말 메리트 있다고 생각한다.

 

생지데님의 가격 편차가 큰 것은 데님의 소재와 디테일 고증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지, 생지데님이 본래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매력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2) LVC (Levi's Vintage Clothing) 55501

리바이스 55501

 

앞서 언급한 리바이스 오리지널 501도 훌륭하지만, 진짜 리바이스는 사실 거의 수십 년~ 백년 전 존재하던 리바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리바이스에서도 이런 아카이브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자 LVC를 런칭했고, 거기서 나오는 501 라인 중 하나가 바로 이 55501이다. 앞의 55는 55년도를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LVC 501 모델은 47501,55501, 66501 정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엉덩이와 허벅지가 좀 있는 편이라 55501이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지다. 허리는 탄탄하게 잡아주고 허벅지는 여유로우며, 살짝 좁아지는 듯 싶더니 여유 있는 밑단으로 인해 살짝 마지막에 벌어지는 핏은 내가 입어 본 청바지 중 가장 우아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 소개한 오리지널 501 차이점이라고 하면, 이 녀석은 셀비지 원단이고 55년도 모델을 최대한 고증하고자 하는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47501도 입어봤지만, 55501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밸런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허벅지와 밑단이 더 여유있는 55501을 권하고 싶다. 주의할 점은 생지데님이다 보니 사이즈 수축이 처음에 많이 일어난다. 본인의 허리사이즈가 32라면 34를 선택하면 된다. 특히, 기장은 키가 175 이상이라면 그냥 안전하게 32 이상으로 하면 된다. 30으로 했다가 너무 많이 수축돼서 결국 못 입게 될 수도 있다. 가격은 약 35만 원 정도.

 

3)오라리 생지 데님 (Auralee Hard Twist Jeans)

오라리 생지 데님

웨어하우스, 풀카운트, 스튜디오 다치산 등 일본에는 옛 미국의 셀비지 생지데님을 재현하려고 하는 소위 빡센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마니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브랜드지만, 때로는 너무 하드코어해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점도 있다. 하지만 일본의 오라리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브랜드인 만큼, 다소 힘을 뺀 생지데님을 만든다. 

 

분명 고밀도의 트위스트 데님이지만, 가볍고 부드러운 편이다. 박력있는 느낌보다는 부드럽게 입어가며 천천히 경년변화를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약 33만 원.

 

마치며

오늘 소개하진 않았지만, 웨어하우스, 풀카운트 등의 일본브랜드도 생지데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훌륭한 브랜드다. 다만 오늘은 기본적인 가성비 모델과, 나의 원픽인 모델, 그리고 새로운 면을 가진 생지데님을 소개하고자 했다.

 

청바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생지데님은 꼭 한 번쯤은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며, 본인은 데님은 생지데님 외에는 이제 구매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데님 페이딩 문화가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아쉽다.